좋은 땅이 되자!
나는 화분을 잘 못키운다. 잘 죽이며 심지어 겨울에 아파트 베란다에 놔두었다가 한파에 모든 화분이 전멸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작년에 개척 감사 및 개원 감사예배 때 화분을 여러 개 선물을 받았다. 현재에는 그 중에 단 한 개만이 살아남았다. 생존 화분은, 친한 목사님이 손수 정성스레 키우던 화분을 선물로 주신 것인데, 그 목사님 가족의 사랑과 관심을 많이 받고 자란 화분인데다가, 그 목사님 말씀이, 본인이 그 전에도 선물해준 화분을 내가 다 죽였는데, 생명을 살리는 목사는 식물의 생명도 잘 돌볼줄 알아야된다고 본인은 믿기 때문에, 이번 화분은 최목사님이 잘 키우시는지 아닌지에 따라 목사님에 대한 평가를 앞으로 정하도록 하겠다고 농담 반 진담 반의 엄포를 놓았기에, 더욱 신경을 써서 키웠던 탓도 있는 것 같다. 각설하고, 그렇게 죽은 화분을 보며 안타깝고 또 선물해준 분들께 미안한 마음으로 죽은 화초를 버리고 다시는 죽이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 몇 가지 식물을 구입해 다시 심었다. 그런데 그 중에 '은행목(핑크 아악무, 사랑목, 금과옥)'이라고 불리며 특히 꽃말이 마음에 드는데 '기쁜 소식'이라는 뜻을 가졌으며 핑크빛 벚꽃처럼 예쁜 다육식물이 있다. 그런데 이 녀석이 잎사귀가 떨어지고 새 잎도 자꾸 죽어서 떨어지고 시름시름 앓는 것이다. 안타까운 마음에 물도주고 영양제도 사주고 일광욕도 시켜주고 바깥 공기도 계속 쐬어주며 이리저리 해도 계속 죽어갔다. 기도하면서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는 와중에, 흙을 갈아야겠다는 감동이 왔다. 그래서 화분의 흙을 다 꺼내어보니 처음에 사왔을 때의 플라스틱 화분 크기만큼의 뿌리와 흙이 엉켜있고 나머지 흙과 별개로 있는 것이다. 큰 화분에 새로 넣었던 흙들은 진흙 상태가 되어 딱딱하고 질퍽이고 있고, 나무의 뿌리가 전혀 뻗어나가질 못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이 녀석은 물을 많이 주면 안되는데 잘 키운답시고 물을 자주 준 것도 화근이었다. 그래서 기존 흙을 다 버리고, 화분도 물로 깨끗이 씻고 새 흙에, 은행목을 다시 심고 인터넷 검색정보에 따라서 물을 주지 않았다. 그리고 창문을 거친 햇빛과 공기를 마시게 해준 결과, 죽어가던 가지에서 새 잎이 다시 나오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귀한 깨달음을 얻는다. 한갖 식물도 이러할 진데, 나 자신이라는 나무도 어떤 땅에 심겨져 있느냐가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보며 예수님의 말씀을 떠올려본다. 내가 이해하기로는, 우리가 좋은 땅이 되기 위해서는, 기본의 묵은 땅을 다 갈아엎고 새 흙을 담아야 한다. 갈아엎는다는 것은, 기존의 습관, 안주하는 게으른 마음, 편하게만 살고자 하는 마음, 은밀한 쾌락들, 예수님 외에 의지하던 헛된 각종 우상들, 인간적인 야망, 나도 이제는 알만큼 다 안다는 교만한 생각들, 의심과 걱정들이다. 다 갈아엎고 다 버리고, 하나님을, 하나님의 말씀만을 순수하게 바라보고 의지하고 마음에 담는 것이 좋은 새 흙을 나 자신이라는 화분에, 나의 인생에 담는 길이다. 나 자신이 좋은 땅이 되고 또 그 속에서 양분을 먹고 자라나는 좋은 나무가 되도록 늘 관리를 해야 한다. 그 이유는 좋은 땅, 좋은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기 때문이다.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로나 말이다...할렐루야!
"좋은 땅에 있다는 것은 착하고 좋은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지키어 인내로 결실하는 자니라"(눅 8:15)
미소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최준혁 목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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