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한 단상

두 부류의 사람들

빅 라이트 2023. 7. 1. 13:16

   살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 중에서 간혹, 이 세상(사람,사물 포함)을 써먹고 이용할 대상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 마치, 자신이 노력하기 보다는, 남이, 세상이, 사회가 이미 만들어놓은걸 이용하려 하는 듯하다. 그 원인을 파보면, 극복못한 열등감,  실패감이나 건강하지 못한 나르시즘(자기애), 방어기제 등 복합적인 심리적 이유가 있겠으나 어쨌든 보여지는 모습은, 자기 중심적인 관점으로 세상을 도구화시키려 하는 모습이다. 반면 이 세상을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도 있다. 오히려 더 많은 것 같다. 이들은, 함께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만나는 사람들, 세상을 인격화시키는 것 같다. 문제는, 어느 쪽이 항상 맞는게 아니라 인격적으로 대할 대상을 도구화시키고 도구로 대할 대상을 인격화하는 부적절함에 있는 것 같다.
   또한 어느 때에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눠보면, 그냥 함께 대화나누는것 자체가 좋은 사람들이 있다. 부족한 모습, 있는 그대로 모습을 나누어도 공감이 되고 사소한 실수를 해도 웃어넘기며 함께하는 기쁨을 나누는 사람들이다. 이러 느낌을 가질 때에는 긴장이 풀리게 되고 잔잔한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에 반면 어떤 사람들은 늘 은근히 누가 옳고 그르냐를 따지고 누가 더 정확한지 누가 더 잘아는지 누가 더 모르는지 누가 잘 못하는지가 중요하며 은근 서열과 수직적인 층을 나누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면, 무의식적으로 조심하게 되고 긴장하게 된다. 괜히 책잡히지 않기 위해서다. 편안하지가 않으며 인생을 굳이 그렇게 피곤하게 살 필요가 있을까 싶을때가 있다. 괜한 기싸움을 하는 것인데, 남의 기를 빼앗아 올 생각하지 말고, 그냥 자신의 기를 자신의 삶에 쓰며 자신의 깜냥대로 살면 된다고 생각한다.

   어떠한 삶을 살것이냐는 개인의 선택과 선호의 문제겠지만 때론 불분명한 것을 분명히 하고 애매한 것에 선을 긋고 사는 것이 불필요한 정신적, 심적, 영적 에너지 낭비를 막는 지혜로운 삶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분명히 경계를 정하고 선을 긋어야 할 대상은 타인과 세상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 안에서부터 구획을 정하고 경계선을 긋고 정리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이를 테면, 타인을,  세상을 도구적 관점에서 보지말고 자기 자신만으로 한정해서 선을 긋고 자기 자신을 도구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내가 어떤 기능을 할 수 있는가, 무엇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생각하게 될 것이다. 또한 타인을 평가하고 판단하기 보다는, 자기 자신으로 한정하여서 평가하고 판단할 수 있다면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주관적인 관점이 아닌 객관적인 관점에서 자신을 바라보면서 바람직한 모습으로 개선하고자 계속해서 노력한다면 결과적으로 내가 더 유능한 사람 그리고 신중하고 책임감있는 성숙한 사람이 될 것이다. 그리고 타인에게는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존중해야할 대상으로서 중립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으로만 한계를 정해서 선을 긋게 된다면, 타인에게 지금 보다 더 관대하고 친절한 사람이 될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타인을 이용하려하든, 평가하려하든, 경쟁하려는 하든 타인과 나를 자꾸 무언가를 얽어매려는 심리는 대부분이 의존 습관, 기생하는 습관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숙한 사람을 다른 말로 독립적인 사람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 독립적인 사람은 타인을 쉽게 평가하지 않는다. 그냥 자기 자신만을 생각한다. 왜냐하면 오로지 자기 자신을 스스로 책임지려고 한다면 인생살이가 만만치가 않기 때문이다. 내 인생을 자꾸 누군가와 관련지어서 도움을 주고 받아야 된다고만 생각하는 관계적 사고에 머물게 되니까(물론 도움을 주고 받는 것은 중요하지만 의존적인 것을 말함) 끊임없이 타인과 세상을 탐색하고 분석하고 파고들고 얽매이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과 대상을 좋은 사람, 나쁜 사람, 편한 사람, 불편한 사람으로 자꾸 분열하고 구분지어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각자 자기 인생에 충실하고자 할 때 인생이 만만치 않음을 알게 되며, 그런 면에서 볼 때, 어느 누구의 인생이든 세상에 편안한 삶, 쉽게 사는 삶은 없으며 모두의 삶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누구를, 세상을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 알고 보면 모든 인생이 각자 자신이 치러야할 댓가를 치르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우리는 나도 노력하며 살아가지만, 내 옆에서도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는 타인과 세상을 이 시대에 함께 고민하고 수고하며 살아가고 있는 인생의 동료, 인생이라는 전쟁터의 전우라는 심정으로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며 사는 것이 바람직한 삶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타인을,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또 옆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함께 더불어 살아가고자 할 때 인정과 행복이 넘치는 세상, 성숙한 세상이 되리라 믿는다.

 

"21 범사에 헤아려 좋은 것을 취하고 22 악은 어떤 모양이라도 버리라(살전 5:21-22)"

 

미소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최준혁 목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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