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한 단상

권위에 순종하는 자

빅 라이트 2023. 4. 20. 17:59

    요즘 시대는 권위가 무너진 시대이다. 옛날 생각하고 권위를 내세웠다가는 득달같은 저항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내 권리는 내가 다 찾고 누리며, 나에게 조금이라도 손해를 끼치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는 식으로 조금이라도 손해를 볼까봐, 조금이라도 피해를 볼까봐 노심초사, 전전긍긍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을 때가 있다. 그렇기에 오늘날과 같은 시대에 권위란, 나에게 도움이 될 때 도움이 되는 만큼까지만 인정, 존중해주는 것이 되었다.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싶으면 가차없이 버리고 밟아 뭉갠다. 그러한 시대에 그리스도인으로서 살고 있는 우리는 권위에 대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늘 고민이다. 결론적으로 하나님은 하나님의 권위에 순종하기를 원하신다. 또한 이 세상의 권위에 대해서도 존중하기를 바라신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나누어주신 권위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권위에 순종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에의 순종이며, 하나님의 통치에의 순종이다. 나의 주장, 생각과 배치될 때에도, 나의 것을 포기하고 하나님의 뜻을 따른다는 것이다. 하나님께 맞춰드리는 것이다. 이 세상 권위를 존중한다는 것은, 무엇이든 통치와 관련되어서 그 사람의 권한을 인정해준다는 것이다.  그것이 크게 정치적인 것이든, 어느 영역에 국한된 것이든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요즘 권위가 부정된다는 것은 '나도 다 판단할 줄 안다', '나도 다 안다'는 생각에,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이, 또는 사회적 질서가 맡겨준 권위를 깔아뭉개고 내가 다 판단하는 것이다.

    토머스 홉스라는 영국의 철학자는, "자연상태의 인간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상태"라고 했다. 역사학자 신채호 선생은, "역사는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 즉, "역사는 나와 나 아닌 것의 투쟁의 기록"이라 하였다. 내가 존재하기 위해 나 아닌 것을 죽이고 나로서 존재하고자 하는 싸움은 인류역사상 늘 있어온 것이다. 오늘날에도 살기가 각박하고 험난하기에 굳이 타인이 가진 권위(=권한)까지 돌아볼 여유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세상을, 타인을 나와 다른 것이라는 이분법적, 흑백논리적 생각은 분열된 생각이다. 이 세상은 하나님이 창조하시고 통치하신다는 믿음 아래에서는 분열이 아닌 통합의 정신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며, 그렇기에 이 세상의 모든 권위도 하나님과 관련지어 생각해야 한다. 심지어 어떠한 권위이든 그것을 가진 사람이 한심하고 부족하다하더라도 하나님을 생각하여 하나님이 다스리실 때까지 존중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권위는 타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각자에게도 주신 권위가 있음을 생각하자. 하나님의 백성,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신앙적 권위, 가정에서 자녀-배우자-부모라는 권위, 교회에서 성도라는 권위, 세상에서 나에게 주신 자리에서의 권위가 있다. 우리는 자신의 권위 역시도 존중해줄 줄 알며, 쥐꼬리만한 권위를 가지고서라도 권세부릴 생각을 할 것이 아니라, 그 권위에 걸맞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할 때 그 만큼 우리는 권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이 세상을 내가 지켜낸 권위에 대한 신뢰로써 치유해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 권위에 순종하는 자가 하나님께 사랑과 축복을 받으며, 사람들에게도 사랑받고, 더 나아가 하나님의 축복을 열어 주는 자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할렐루야!

 

"사무엘이 이르되 여호와께서 번제와 다른 제사를 그의 목소리를 청종하는 것을 좋아하심 같이 좋아하시겠나이까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나으니(사무엘상 15:22)"

 

미소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최준혁 목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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