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나 심리학에서 '대상화(Objectification)'라는 개념이 있다. '객체화'라고도 부른다. 이 말은 사람을 '주체(subject)' 즉 인격체, 스스로 행동하는 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객체(object)' 즉 도구, 수단으로써 이용할 대상으로 보는 것이다. 그러니 사람이든 동물이든 이 세상에서 생존을 하려면, 온전히 살아내려면 홀로서기 즉 독립을 이루어야 한다. 그런데 그 독립이라는 것이 전인격적인 온전한 독립인지, 독립을 가장한 의존인지 알기 위해서는 이 사람이 타인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타인도 나와 같은, 홀로서기의 주체자이자, 이 세상에 함께 공존하는 인격체로 본다면, 홀로서기와 함께 함께서기를 중요하게 여길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사람은 근본적으로 어떤 대상과 관계를 맺는 방식이자 패턴이 동일하기 때문에 내가 나를 어떻게 인식하고 대우하는지는, 내가 타인을 어떻게 인식하고 대우하는지를 보면 같은 방식이기에 알 수가 있다는 것이다. 스스로 홀로서기 위해 늘 발버둥치고 애쓰는 사람이라면 타인의 노력과 수고도 인정해줄줄 안다. 하지만 늘 타인에게 어떻게 보여지고 내가 어떻게 여겨지는지를 관찰하고 그것에 따라 나의 노력의 여부와 정도를 결정하는 사람 즉 타인을 의존하며 더 나아가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결국 타인을 존중의 대상이 아니라 이용과 수단의 대상으로 보는 태도가 언젠가는, 그리고 결정적인 지점에서는 드러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 의존하는 사람으로 태어난다. 그리고 독립을 향해 발달하면서 발달의 여부와 정도는 개인차가 있는데, 어느 지점부터는 본인의 선택과 의지에 따른 노력이 필요한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기본적으로 우리 모두는 누가 누구를, 무엇을 의존하는지 알아본다. 더 나아가 노력하는 사람은 노력하는 사람을 알아본다. 또한 노력하는 사람은 의존하는 사람도 알아보기 때문이다.
신앙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하나님을 독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영적 홀로서기, 영적 독립을 위해 발버둥치는 노력이 필요하다. 삶의 여러 상황, 여러 국면에서 믿음을 적용해보고 시도해보아야 한다. 막막함과 막연함 앞에서 모든 것을 잃어버릴 것 같은 두려움을 맞서야 한다. 어떤 순간에도 여전히 하나님이 계심을 경험하고 확인하며 자연스레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다. 성령을 경험해보아야 한다. 공부해서 아는 것이 아니다. 만나봐야 안다. 만나려면 만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기도하고 열망하고 묵상하고 머무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렇게 수고하고 애써서 홀로서기를 이루어내지 못하면, 여전히 의존하게 된다. 교회를 의존하기에 교회의 규모와 시스템과 목사님의 능력과 평판 등이 중요하게 되고, 사람을 의존하기에 그 사람이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어떨 때 어떤 반응을 하는지, 나를 어떻게 대해주는지 타인을 살피고 파악하는 것이 늘 중요하다. 하나님은 온 데 간 데 없고 온통 사람 뿐인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는 진정으로 성도를 성도로, 목회자를 목회자로 바라볼 수도 존중해줄 수도 없는 것이다. 그 사람이 나에게 무엇을 해줄지가 중요하고 오로지 도구로서만 사람을 바라게 보게 되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비인격적이며 비참한 일이가. 그러니 우리 미소교회 성도님들이여. 주님을 의지하며 영혼육의 전인적이고 온전한 홀로서기를 이루어냅시다. 그래야 타인도 그러한 수고와 애쓰며 살아가는 귀한 존재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함께 서기가 가능해집니다. 그래서 홀로서기가 함께서기인 것입니다. 할렐루야! "사람이 자기의 친구와 이야기함 같이 여호와께서는 모세와 대면하여 말씀하시며 모세는 진으로 돌아오나 눈의 아들 젊은 수종자 여호수아는 회막을 떠나지 아니하니라(출 33:11)"
* 미소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최준혁 목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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