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몸을 교정받기 위해 알렉산더 테크닉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알렉산더 테크닉은 영국에서 활동한 알렉산더라는 연극 배우에 의해서 시작이된 자세 교정법이다. 알렉산더는 자신의 발성을 고치기 위해서 거울을 보면서 발성하는 자신을 관찰한 결과 불필요한 긴장과 잘못된 습관을 발견하여 하나씩 교정하면서 개선하게 되었고 이를 토대로, 몸과 마음을 다스리며 몸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치료, 수업을 하게 되었다. 내가 만났던 선생님은 아일랜드에서 유학하고 오신 선생님이셨는데, 여러 면에서 도움이 되었다. 나에게 자주 강조하신 말씀은, "inhibition(자제)이 잘 안되고 너무 빠르다"는 것이었다. 알렉산더 테크닉은 몸을 천천히 움직이면서 자신을 느끼고 관찰하면서 불필요한 움직임이나 긴장을 풀어야 되는데, 나는 그게 잘 안되고 천천히 해보려고 하다가 다시 빨리졌던 것이다. 천천히 하는 것의 유익을 믿지 못했다. 그리고 그 때에는 잘 이해가 안되었는데, 그 말이 요즘엔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본의 아니게 결핍된 환경과 상황을 묵상하면서 알게 되었다. 예전에는 무언가 없을까봐, 없어질까봐, 없는 것이 들통날까봐, 수치당할까봐 감추기 위해, 위장하기 위해, 빨리 채워넣기 위해 급급하게 살았던 것 같다. 하지만 개척교회라고 하는 특수한 상황에 놓이면서, 없어도 괜찮음을, 없어도 가능함을, 없어도 됨을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 같다. 무엇이 있어야 한다는 삶의 전제가 아닌, 없는 상황에서도 항상 계신 하나님과 함께라면 견뎌야할 상황은 견디고 새롭게 시작해야할 것은 새롭게 시작하고 계속 유지해야할 것은 유지하는 것이 가능한 것 같다.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잘못 먹어서 배에 탈이 났을 때도 일시적인 금식이 도움이 되듯이, 문제가 생겨 보일 때에는 오히려 모든 것을 멈추고 정말로 그러한가, 정말로 문제인가 찬찬히 살피는 것이, 불필요함을 들어 내고 필요 최소한의 노력과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지혜인 것 같다. 때론 자제, 때론 멈춤, 때론 중지, 때론 결핍이 우리를 더 깊이 있고 신중하고 효율적인 사람이 되게 하는 길이 되는 것 같다. 하나님 안에서 모든 것을 분별하여 불필요한 곳에서부터 시선을 하나 둘 거두어 들이고, 늘 본질을 추구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란다. 할렐루야!
"형통한 날에는 기뻐하고 곤고한 날에는 되돌아 보아라 이 두 가지를 하나님이 병행하게 하사 사람이 그의 장래 일을 능히 헤아려 알지 못하게 하셨느니라(전 7:14)"
미소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최준혁 목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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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miso.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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