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나 다 어느 정도 특별 대우를 좋아한다. 그런데 지나치면 문제가 되는데, 지나치게 타인을 특별 대우를 하고 자기 자신은 그보다 못하게 대하면서도 이 상태를 오랫동안, 일평생 유지할 정도가 된다면 그 사람은 '성인'이라 불리는 특별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을 지나치게 특별 대우를 하면서 타인을 늘 하대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스스로 자신을 고립시키게 되고 정상적인 사회생활, 대인관계가 불가능해질 것이다.
문제는 극단으로 치우치는 것이다. 무리해서 성인이 되려고 하다가 요절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성인의 길을 끝까지 완주한 그야말로 '성인(聖人)'이 많지 않은 것 같다. 또한 극단적으로 자기 중심적일 경우, 마음과 정서의 취약성으로 인해서 자연적으로 사회적으로 단절이 되면서 은둔자, 고립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필자는 앞의 두 극단 사례의 이유를 '사람을 특별하게 대우하는 것'에서 찾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든 타인이든 사람을 너무 특별하게 대해주다보면 결론은 자기 파괴적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어떤 힘이든 균형을 잃으면 넘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하나님의 말씀처럼 '지나치게 의인이 되지도 말며 지나치게 악인이 되지도 않는 것(전 7:15-16)'이 지혜인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지나치게 의인이 되려고 하는 자가 누구인가하면 다름아닌 크리스천들일 때가 많다. 우리는 분명히 우리의 공로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로 하나님의 선물로서 믿음을 받아 구원에 이르렀다. 하나님께 의인으로 칭의를 받는 것도, 예수님 안에서의 칭의인 것이다. 실제적으론 예수님이 의인이신 것이고, 우리는 얼결에 혜택을 본 입장인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신앙생활의 연륜이 쌓이다보면, 어느새 자신을 특별하게 여길 때가 많으며, 타인을 평가하고 깎아내리는 입장에 설 때가 많으며, 누가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을 많이 받은 사람인지, 누가 교인들의 사랑과 인정을 많이 받는 사람인지 마치 '배틀(battle,전투)'하듯이 은연 중 경쟁을 벌일 때가 많다.
또한 우리가 긍정적인 방향으로도 누군가를 돕고 그 사람에게 선을 베푼다고 하면서, 타인을 특별 대우하려고 하는 것이, 사실은 상대방의 입장을 잘 알거나 고려하지 못한 채 오히려 반은 도움, 반은 부담을 주는 반쪽 짜리 선행을 하는 것인지도 모른채 착각 속에 혼자 만의 선을 행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그러면서 상대방이 고맙다고 하는 말만 듣고 또 정말 그런 줄알고, 자기 자신이 정말 잘 한 것으로 생각하여 혼자의 만족에 취해 은근 우쭐해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결국, 선을 행한다고 하는 것이 사실상 악을 행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차라리 가만히 있었으면 상대방을 피곤하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무엇이든 너무 잘 하려고 하거나 너무 막하려고 하거나 극단으로 가는 것을 피하자. 그렇더라도 하나님의 명령대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을 계속하되, 지나치게 하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만 보통 수준으로 하자. 보통 사람은 특별대우를 받거나 특별대우를 하지 않는다. 보통 사람은 부각되지 않으며 눈에 띄지 않는다. 사실, 특별한 사람보다도 보통 사람이 많은 사회가 건강하다고 본다. 에너지가 극단으로 가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도 보통 그리스도인이 많이 필요하다. 모두들 특별한 그리스도인이 되려다가, 자기 파괴/파멸적인 길로 들어서게 된다. 보통의 그리스도인, 그저 그런 것 같은 그리스도인, 이름도 없는 무명의 그리스도인, 익명의 그리스도인이 되자. 아무도 모르는 골방에서 진실되게 만나기를 원하시는 하나님만이 우리의 진심을 아시면 되는 것이다. 그러니 누구에게든, 사람에게도 우리의 진심을 보여주거나 또 거꾸로 그들의 진심을 알려고도 하지 말자. 하나님만 아시면 되는 것이다. 그것이 필자가 주장하는 보통 사람, 보통 그리스도인이다. 하나님은 보통의 그리스도인, 익명의 그리스도인, 이름없는 그리스도인을 통해서도 항상 부지불식 간에 일하여 오심을 잊지 말자. 할렐루야!
"형제 사랑하기를 계속하고 손님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 이로써 부지중에 천사들을 대접한 이들이 있었느니라(히 13:1-2)"
미소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최준혁 목사입니다.
교회와 사역에 대해 교회 홈페이지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misochur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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